행동분석 실무에서 안전기술 훈련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

행동분석 실무에서 안전기술 훈련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Behavior Analysis in Practice에 게재된 Rasha R. Baruni와 Raymond G. Miltenberger의 논문 “A Survey of Safety Skills Training Used by Behavior Analysts in Practice”를 바탕으로, 행동분석가들이 실제 현장에서 안전기술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논문은 발달장애 및 신경발달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임상가와 부모 모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특히 우리는 언어, 학습준비기술, 문제행동 감소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정작 아이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기술은 얼마나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는지 다시 묻게 만듭니다.

왜 이 연구가 중요한가

논문이 다룬 안전 위협은 다섯 가지입니다. 유괴 유인, 성적 유인, 독성물질, 불을 낼 수 있는 물질, 그리고 총기입니다. 이러한 위험은 매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노출만으로도 큰 손상이나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생활기술이 아니라 생존기술의 범주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발달장애 아동은 위험 신호를 해석하거나 낯선 사람의 의도를 판별하고, 즉시 벗어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전기술 교육의 필요성은 더 큽니다.

저자들은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단순히 설명하고 보여주는 정보 중심 교육만으로는 실제 위험 상황에서 안전한 행동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행동기술훈련(BST: 설명, 모델링, 연습, 피드백)과 실제와 유사한 자연적 상황에서의 확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 연구의 배경으로 제시합니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이 연구는 BACB 자격 보유자 가운데 실제로 신경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행동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입니다. 최종 분석에는 695명의 응답이 포함되었습니다. 응답자는 BCBA, BCaBA, RBT 등으로 구성되었고, 다수는 미국에서 일하는 실무자였습니다. 설문은 인구통계학적 특성, 각 위험 영역에 대한 중요성 인식, 클라이언트의 실제 위험 경험 여부, 안전하게 대응할 기술이 있다고 보는지, 실제로 어떤 중재를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행을 가로막는 장벽이 무엇인지를 묻는 구조였습니다.

핵심 결과 1: 행동분석가들은 안전기술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먼저 주목할 부분은, 응답자들이 다섯 가지 안전 위협 모두에 대해 높은 중요도를 부여했다는 점입니다. 유괴와 성적 유인에 대한 중요도는 특히 높았고, 독성물질과 화재 관련 위험 역시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총기 안전은 상대적으로 다소 낮았지만, 여전히 평균적으로 중요하다고 보는 수준이었습니다. 즉, 개념적으로는 대부분의 행동분석가가 안전기술을 중요한 교육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안전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현장 실무자들 사이에 상당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심 결과 2: 실제 위험 경험은 적지 않은데, 대처기술 보유는 낮게 인식된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클라이언트가 실제로 다양한 안전 위협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가장 많이 보고된 것은 독성물질 발견이었고, 그 다음은 불을 낼 수 있는 물질, 성적 유인, 유괴 유인, 총기 순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발달장애 아동은 이런 위험을 실제로 경험하지 않는다”는 안이한 가정을 깨준다는 것입니다. 위험은 분명히 현실 속에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무자들이 자신의 클라이언트가 그러한 상황에 안전하게 반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본 비율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았습니다. 위험을 경험한 비율보다 대응기술을 갖고 있다고 본 비율이 더 낮았다는 것은, 임상 현장에서 안전기술이 아직 충분히 가르쳐지지 않았거나 일반화 수준까지 점검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위험 노출은 현실인데 준비된 행동은 부족하다는 점이 이 연구의 가장 불편하지만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핵심 결과 3: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르치는 비율은 충분하지 않다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안전기술을 가르치는 행동중재 프로그램을 실제로 사용한다고 응답한 실무자가 전체의 55%였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45%는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실제로는 해당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수치는 작지 않습니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이 위험 상황에서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기술 교육이 선택적 프로그램처럼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55%라는 수치조차도 “실무자 단위”의 보고일 뿐, 각 실무자가 담당하는 모든 클라이언트가 안전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따라서 실제로 안전기술을 체계적으로 훈련받는 아동의 비율은 이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논문이 직접 지적하는 우려이기도 합니다.

핵심 결과 4: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방법은 BST였다

안전기술을 가르친다고 응답한 실무자들 가운데 가장 많이 보고된 중재는 BST였습니다. 그 외에도 DTT, 프롬프트와 프롬프트 페이딩, 강화, 비디오 모델링 등이 사용되고 있었고, 일부는 BST와 in-situ training을 함께 사용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BST는 안전기술 교육에서 가장 대표적인 근거기반 실제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해석상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BST를 사용한다고 보고하는 것과, 실제로 아동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안전행동을 수행하도록 일반화되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논문 저자들은 이 점을 분명하게 짚습니다. 안전기술 교육은 단순히 훈련실에서 반응이 나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실제 상황과 유사한 맥락에서 반응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가르쳤다”와 “실제로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다”를 동일하게 보면 안 됩니다.

핵심 결과 5: 가장 큰 장벽은 책임 부담과 전문성 부족이었다

실무자들이 보고한 장벽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은 책임 문제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그 다음은 전문성 부족, 시간 부족이었습니다. 이 결과는 매우 현실적입니다. 안전기술 훈련은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계획해야 하고, 부모 및 보호자와의 협력도 요구되며, 잘못 설계될 경우 오히려 불필요한 위험이나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이 실무 현장에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전문성 부족이 높은 비율로 보고되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는 행동분석가가 일반적인 교수기술은 배우더라도, 안전기술 훈련과 자연적 상황 평가를 얼마나 명시적으로 훈련받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즉, 안전기술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평가하고, 보호자 협력을 이끌고, 윤리적으로 시행하는 역량에 대해서는 현장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이 논문이 강하게 남기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실무자들은 안전기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교육은 그 인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별 치료사의 열의 부족으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서비스 구조, 훈련 체계, 보호자 협력, 책임에 대한 우려, 보험 및 기관 운영의 우선순위가 함께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현장에서는 기능적 의사소통, 자기관리, 학업 전 기술, 사회성도 중요하지만, 위험을 회피하고 도움을 요청하며 즉시 벗어나는 기술 역시 핵심 커리큘럼으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실제로 독성물질, 라이터나 성냥, 낯선 사람의 접근, 부적절한 요구는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마주칠 수 있는 현실적 위험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기술이 체계적으로 프로그램화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요한 교육 영역을 놓치고 있는 셈입니다.

비판적으로 볼 부분

이 논문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지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첫째, 연구는 설문조사이므로 실제 현장 행동을 직접 관찰한 것이 아니라 자기보고 자료에 근거합니다. 따라서 실무자가 보고한 중재 사용 여부나 효과 인식은 실제보다 더 긍정적으로 제시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응답자의 대다수가 미국 거주자였기 때문에 국가나 문화, 법적 환경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총기 안전의 중요도는 국가마다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셋째, 논문에서도 인정하듯이 in-situ assessment에 관한 질문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상황 검증 없이 안전기술 교육을 논하는 것은 기능적 타당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의 가치는 분명합니다. 이 논문은 행동분석 현장에서 안전기술 교육이 아직 체계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사실을 숫자로 보여주며, 앞으로 어떤 전문성 개발과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부모와 치료사가 함께 생각해볼 점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위험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필요합니다. 독성물질을 보면 어떻게 하는지, 누군가가 데려가려고 하면 어떤 반응을 하는지, 부적절한 요구를 받았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은 추상적이지 않고 행동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치료사와 기관 입장에서는 안전기술을 ‘나중에 하면 되는 부가 프로그램’으로 둘 것이 아니라, 아이의 연령과 발달 수준, 생활환경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정해 개별화된 목표로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설명이나 그림자료 제공에 머물지 않고, 연습과 피드백, 일반화 계획, 보호자 협력을 포함한 실제적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마치며

이 논문은 행동분석 실무가 안전기술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 임상에서는 충분히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연구를 단순한 설문 결과 이상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현장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아이의 기능적 독립성과 생존에 직결되는 기술을 얼마나 진지하게 프로그램화하고 있는지를 묻는 자료입니다. 안전기술은 특별한 경우에만 추가하는 선택 항목이 아니라, 많은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생활기술이자 보호기술입니다. 앞으로의 행동분석 실무는 이 영역을 더 체계적이고 책임 있게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Baruni, R. R., & Miltenberger, R. G. (2024). A survey of safety skills training used by behavior analysts in practice. Behavior Analysis in Practice, 17, 270–282. https://doi.org/10.1007/s40617-023-008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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